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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생의 향기

세월은 가고

by 약초보람 2009. 12. 3.

 

 세월은 가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강규원 

 

동녁 산마루에 아침 햇살이 솟아 오른다

산 넘어 솔밭 사이 비집고 불어온 찬바람이

얼굴을 문지르며 매마른 가슴에 파고 든다

 

아침 이슬이 마르기도 전에 산새들은

떼를 지어 양지바른 숲속으로 모여들고

부지런한 할머니는 호미들고 밭으로 향한다

 

어제도 못다한 밭일 그일을 언제 다 할꺼나

무거운 다리 이끌고 잡초 밭에 안젓스니 

옛날이 그리워서 한숨만 절로 난다

 

얼룩진 사연들을 이렇게도 잊지못할까 

속세에 남겨두고 떠나온 옛정을

 오늘도 한숨으로 세월만 간다. 

 

 

 

걷든길 뒤돌아 보아도

아무도 날 따라오느니 없는데

내 그림자 밟고서

나는 멍하게 서있다

 

내 영혼아 너 어디 있느냐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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