인생의 향기
세월은 가고
약초보람
2009. 12. 3. 22:53
세월은 가고
강규원
동녁 산마루에 아침 햇살이 솟아 오른다
산 넘어 솔밭 사이 비집고 불어온 찬바람이
얼굴을 문지르며 매마른 가슴에 파고 든다
아침 이슬이 마르기도 전에 산새들은
떼를 지어 양지바른 숲속으로 모여들고
부지런한 할머니는 호미들고 밭으로 향한다
어제도 못다한 밭일 그일을 언제 다 할꺼나
무거운 다리 이끌고 잡초 밭에 안젓스니
옛날이 그리워서 한숨만 절로 난다
얼룩진 사연들을 이렇게도 잊지못할까
속세에 남겨두고 떠나온 옛정을
오늘도 한숨으로 세월만 간다.
걷든길 뒤돌아 보아도
아무도 날 따라오느니 없는데
내 그림자 밟고서
나는 멍하게 서있다
내 영혼아 너 어디 있느냐..